듀엣곡을 고르고 파트를 나누는 요령

혼자 부르는 곡은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두 사람이 함께 부르는 곡은 호흡이 먼저 드러납니다. 음정이 조금 흔들려도 둘이 주고받는 타이밍이 맞으면 듣는 사람은 오히려 즐겁게 듣고, 반대로 각자 잘 불러도 서로의 파트를 침범하면 곡이 금세 어수선해집니다. 가라오케에서 듀엣곡 하나가 자리의 분위기를 바꾸는 순간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고르는 법과 나누는 법만 알아도 결과가 꽤 달라집니다.

두 사람의 음역부터 맞춰 본다

듀엣곡은 대개 원곡을 부른 두 가수의 음역에 맞춰 만들어져 있습니다. 남녀가 부른 곡을 남자 둘이 부르면 한쪽 파트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여자 둘이 부르면 반대로 낮은 파트가 답답하게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곡을 고르기 전에 원곡이 어떤 구성이었는지부터 떠올려 보는 것이 좋습니다. 구성이 맞지 않는 곡을 꼭 부르고 싶다면 두 사람 중 더 힘든 쪽에 맞춰 키를 한두 단계 옮기고, 나머지 한 사람이 조금 양보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파트는 부르기 전에 한마디로 정한다

전주가 흐르는 동안 누가 첫 소절을 맡을지 정하지 않으면 두 사람이 동시에 들어가거나 둘 다 머뭇거리다 첫 줄을 놓칩니다. 곡에 따라 반주기 화면에 파트가 색깔로 나뉘어 표시되기도 하니, 화면을 가리키며 “나는 파란 쪽”처럼 짧게 정하면 충분합니다. 표시가 없는 곡이라면 절 단위로 한 사람씩 맡고 후렴만 함께 부르는 방식이 가장 헷갈리지 않습니다. 부르는 도중에 순서가 꼬이면 멈추지 말고 다음 줄부터 자연스럽게 이어받으면 됩니다.

화음은 욕심내지 않는다

후렴에서 멋지게 화음을 넣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연습 없이 즉석에서 맞추는 화음은 대부분 서로의 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처음 맞춰 보는 상대라면 같은 음으로 함께 부르는 편이 훨씬 안정적으로 들립니다. 한 사람이 음을 확실히 붙잡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가볍게 위나 아래를 얹어 보는 정도가 적당하고, 조금이라도 어긋난다 싶으면 바로 같은 음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듣는 사람은 화음의 정확도보다 두 사람이 웃으며 맞춰 가는 모습을 기억합니다.

목소리가 묻히지 않는 방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부르는 구간에서는 한쪽 목소리가 다른 쪽에 묻히기 쉽습니다. 마이크 음량을 각자 따로 만지기보다, 목소리가 작은 사람이 마이크를 조금 더 가까이 두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는 편이 간단합니다. 신중동역 근처의 부천노래방처럼 음향 설비를 최근에 새로 하고 목소리가 묻히지 않게 룸마다 소리를 맞춰 둔 곳이라면, 두 목소리가 겹치는 후렴에서도 가사가 또렷하게 갈라져 들려 듀엣의 재미가 한층 살아납니다.

상대에 따라 고르는 곡이 달라진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와는 둘 다 가사를 외우는 옛 곡이 좋고, 처음 합을 맞추는 사람과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본 곡이 안전합니다. 상대가 어떤 곡을 아는지 모르겠다면 후보를 두세 개 보여 주고 직접 고르게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한 곡을 함께 끝내고 나면 서로의 음역과 박자 감각이 대강 파악되니, 다음 듀엣은 한결 과감하게 골라도 됩니다. 자리 후반에 같은 짝이 한 번 더 부르면 처음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맞아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